MBC충북

헬기 진입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강풍이 불면서 불씨가 삽시간에 번졌는데요.

김영환 지사는 불법 소각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지시했습니다.

전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고속도로 옆 산비탈 주변이 연기로 자욱하게 뒤덮였습니다.

진화대원들이 가파른 산비탈로 올라가 연신 물을 뿌려 보지만, 불길이 바싹 마른 나무들을 둘러싸고 화선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3일 점심 무렵 시작돼 옥천과 영동을 덮쳤던 산불이 다시 발화한 겁니다.

앞서 불이 처음 시작된 이후 8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지만 이튿날 새벽 재발화했고, 완전히 꺼진 줄 알았더니 이번엔 강풍이 불면서 낙엽 사이에 숨어 있던 불씨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불이 난 영동 지역에는 시속 80km에 이르는 매우 강한 바람에 강풍 경보까지 내려졌고, 옥천을 비롯한 충북 전역에는 강풍 주의보가 발효돼 있었습니다.

강한 바람에 헬기가 뜰 수 없어 산불 진화대원 백여 명이 호스로 물을 뿌리고 곡괭이로 땅을 뒤집으며 사력을 다해 진화 작업을 벌였습니다.

◀ INT ▶ 김선병 / 옥천군 산림보호팀장

"불이 나고 48시간이 지나도 지금 같은 강풍이 불면 (낙엽) 속에 숨어 있던 불이 올라와요. 소방 헬기의 도움을 받는데 그 헬기도 뜰 수 없는 거고..."

3시간 반 만에 큰 불길을 잡은 산림 당국은 언제 다시 불이 시작될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의 원인이 영농 부산물 소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김영환 충북지사는 "불법 소각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가해자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를 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충청북도와 각 시군은 산림 인접지에서 소각이 확인되면 산불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과태료를 부과하는 이른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산림 당국은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 대형 산불을 낸 혐의로 80대 주민을 입건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