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충북

김영일 | 2025.03.20

부동산 경기 한파 속에 경매 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부동산 매물이 급증하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 보니 충북의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도 50% 대로 떨어졌습니다.

김영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7일 법원 경매에서 낙찰된 전용면적 163㎡ 아파트입니다.

두 차례 유찰 끝에 감정가의 81% 수준인 12억 5,8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14억 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억 4천만 원 이상 낮은 가격에 낙찰된 겁니다.

◀ＩＮＴ▶ 김주현/공인중개사

"(해당 아파트의) 나와 있는 호가는 13억 7천만 원에서 15억 대의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것보다는 낮게 낙찰이 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경매시장도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충북도청과 인접한 4층 건물은 토지 감정가보다 3억 원 가까이 낮은 가격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해 또다시 유찰됐고, 지은 지 4년도 안 된 청주시 상당구의 또 다른 1층 상가는 벌써 다섯 차례나 유찰된 끝에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33%로 떨어졌습니다.

◀ INT ▶ 김복기/경매업체 대표

"워낙 지금 분위기가,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지금 투자 시기가 지금이 맞느냐, 조금 더 기다려야 되느냐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아요."

그런데 경매 물건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충북에서 임의경매가 신청된 부동산은 6,100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가 있던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입니다.

올해에도 벌써 지난 두 달 동안 천 건이 넘는 경매 신청이 이뤄졌습니다.

매물은 쌓이는데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 보니 지난해 3월만 해도 76%를 웃돌던 충북의 부동산 경매 낙찰가율은 55.3%로 떨어졌습니다.

◀ INT ▶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지방 아파트의 경우에는 상승할 만한 요인이 있지는 않거든요. 앞으로 금리가 인하한다 하더라도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저조한 그런 낙찰가율을 계속 이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강남을 중심으로 경매 낙찰가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이어 경매시장에서도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입니다.

MBC뉴스 김영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