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충북

김영일 | 2025.03.24

시장 직인을 위조한 공금횡령에 뇌물 수수, 여기에 음주 운전까지, 최근 청주시 공무원들의 공직 기강 해이가 심각합니다.

청주시는 이번에도 무관용 엄벌하겠다며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7년 전에 내놨던 대책을 슬그머니 재탕한데다, 시장의 사과조차 없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영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청주시의 한 6급 공무원은 2018년부터 수해 복구 기부금과 학생근로활동 사업비 등 공금 5억 원을 빼돌리다 적발돼 파면됐습니다.

6년 반 동안 범행은 이어졌지만,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될 때까지 청주시는 까맣게 몰랐습니다.

◀ SYNC ▶ 청주시 관계자 (지난해 8월)

"모르겠어요. 조사를 해서 아직 이제 계속 진행 중에 있는 거니까 저희들도 잘 모르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상당구청의 한 6급 공무원은 민간 업체에서 식사 제공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겁니다.

음주 운전은 한 달에 1번 꼴로 적발됐습니다.

지난 1월 청주시 7급 공무원이 청주에서 진천까지 23㎞를 음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지만 음주 측정 거부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달에는 6급 공무원이 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 알코올 농도로 음주 운전을 하다 시내버스를 들이받더니,

지난 6일에는 또 다른 7급 공무원이 혈중 알코올농도 0.157%의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돼 약식기소됐습니다.

◀ INT ▶ 박인혜/청주 시민

"(공무원들이) 우리 청주시 살림해 주는 거 아니에요. 근데 이런 비리들이 많이 있는데 그걸 그냥 넘어간다면 우리 청주 시민 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결국 청주시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현재 수사 중인 비위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모두 중징계를 요구하고, 공직기강을 위한 특별 감찰도 6월까지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징계를 받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승진 제한 기간을 기존 법정 기한보다 중징계는 2년, 경징계는 1년을 늘리고 상여금 제한과 하급기관 전보 등의 인사상 불이익을 줘 시정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INT ▶ 이재천/청주시 감사관

"법적으로 처분을 다 받고 그게 끝나면 추가로 중징계는 2년 경징계는 1년을 더 제한을 받는다. 그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청주시 비위가 근절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청주시가 고강도의 대책이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7년 전에 이미 수립된 대책이었기 때문입니다.

◀ INT ▶ 이재천/청주시 감사관

"<그 지침은 이번에 만들어진 건가요?> 이번에 만들어진 건 아니고요. 계속 사실 시행해 오긴 한 겁니다."

시민사회단체도 잇따른 공직 비위에도 청주시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12.3 내란 이후 이범석 청주시장이 나서 공직기강 확립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별다른 사과도 없이 재탕 대책만 내놨다는 겁니다.

◀ INT ▶ 이효윤/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국장

"적어도 (청주)시장이 나서서 시민들에게 사과하면서 강력한 공직 비리 척결, 그리고 공직기강 확립에 대한 의지를 보였어야 하고요."

일부 공무원의 일탈로 청주시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주시의 자정 노력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영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