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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둘 목수가 만든 3,000개의 다리

정재영 | 2019.04.24 | 좋아요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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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오늘은 따뜻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팍팍한 삶 속에 주변을 돌보며 사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요. 아흔이 넘어서도 재능기부를
수년째 이어가고 있는 목수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손수 지팡이를 깎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기부한 지팡이가 3,000개에 달합니다.
정재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END▶

◀VCR▶
직사각형으로 자른 나무를
대패로 쉼없이 깎아냅니다.

모서리가 사라져 둥그스름해지자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기를 수차례.

투박했던 각목이 원목 고유의 색을 띤
원통형 막대기로 변합니다.

이어 나무토막에 그림을 그려넣고,
끌과 망치로 쓸모없는 부분을 쳐내자
금새 손잡이가 만들어집니다.

미리 만든 막대기와 연결하니 지팡이 완성.

재료 확보부터 도장칠까지 모두 올해 92살인 서재원 할아버지 혼자서 한 작업입니다

◀SYN▶서재원/보은군 산외면(92살)
"(하루에) 이 지팡이만 만드는 시간이
8시간이나 9시간 될 거예요. 50개 완성해서
칠을 하려면 다 따지면 한 20일 걸려요."

전직 목수였던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만든 건 올해로 5년째.

청력을 거의 잃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취미삼아 시작했는데 그동안 만든 게
3,000개에 달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재료비만 천만 원을 썼는데도 그동안 만든
지팡이를 모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나눠줬습니다.

◀INT▶서재원/보은군 산외면(92살)
"모두 고맙다고 하고. 여럿이 모인 데 가면
대우도 받고. 이것이 사람 사는 본의가
아닌가."


올해에도 지팡이 1,000개를 기증해
보은군과 노인회가 고마움의 표시로 마련한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INT▶이응수/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장
"이 지팡이는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마음의
지팡이예요. (앞서 기증한 것만 해도)
2,000명한테 다리 하나씩 더 보태준 거죠.
한 사람한테."

할아버지는 기부를 시작한 이후 오히려 건강이
좋아졌다며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합니다.

◀SYN▶서재원/보은군 산외면(92살)
"건강이 유지돼서 이걸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겁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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