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충북

청주의 한 공군부대에서 올해 임관한 여군 장교가 직속상관인 지휘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건데요.

신고 이후에는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김은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군인권센터 직원들이 고발장을 제출합니다.

공군 제17전투비행단에서 전대장인 대령이 올해 초 임관한 여군 소위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24일 회식이 끝난 뒤 대령이 자신의 관사에서 술을 더 마시자며 피해 장교를 억지로 데려갔고, 관사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군인권센터는 폭로했습니다.

관사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도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이 있었고, 지난 8월에도 포옹을 하거나 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피해 장교와 대면 상담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 SYNC ▶ 김숙경 /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장

"택시 안에서 피해자의 손을 만지면서 '공군에 계속 있게 되면 세 번은 나를 보게 될 거다'라고 압박을 했습니다. 관사에 도착한 가해자는 '한 잔 더 하자'며 자기 관사로 갈 것을 강요했고..."

군 당국에 신고한 뒤에는 2차 가해까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대령이 당시 회식 자리에 참석한 다른 군인들에게 오히려 피해 장교가 먼저 유혹한 것처럼 진술을 강요했다는 겁니다.

◀ SYNC ▶ 김숙경 /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장

"가해자가 회식 자리에 참석했던 간부들에게 피해자가 술에 취해서 자신을 유혹한 것처럼 질문하고 유도신문도 하면서 대답하기를 압박하며 녹취까지 했습니다."

공군은 성폭력 피해 신고를 접수한 당일, 가해자로 지목된 전 전대장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공군에서는 지난 2021년에도 고 이예람 중사가 상관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군의 조직적 은폐와 2차 피해로 고통받다 결국 숨졌습니다.

◀ SYNC ▶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추가적인 2차 피해, 진술 오염 등이 발생 중인 이 상황을 즉시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이 즉각적인 수사를 개시하고 가해자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

이에 대해 공군 17전투비행단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성폭력과 2차 가해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영상취재 신석호 / CG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