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충북

정재영 | 2024.10.11

충청권 4개 시도의 연합체, '충청광역연합'의 출범을 앞두고 초광역 연합 의회 구성이 한창입니다.

4개 시·도의회가 4명씩 광역 의원을 정해야 하는데, 충북도의회만 결정을 못 해 망신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로만 명단을 짰는데, 정작 국민의힘 의원들이 부결시키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2월 개원을 앞둔 충청광역 연합 의회는 네 군데 시도의회별 4명씩 16명으로 구성됩니다.

다른 시·도는 이미 지난달 추천 또는 표결로 광역 의원을 정했는데 충북도의회는 가장 늦은 어제, 적임자를 뽑는 표결을 진행했습니다.

후보자는 박지헌, 조성태, 이옥규, 노금식 의원.

모두 다수인 국민의힘 소속으로 여당이 35석 중 26석을 차지하는 만큼 과반 찬성만 얻으면 되는 선임안은 무난히 통과될 걸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찬성 17표로 '부결'. 국민의힘에서 최소 9명 이상이 자당 의원 선임안에 동의하지 않은 겁니다.

◀ SYNC ▶이양섭/충북도의장
"재적 의원 35명 중 찬성 17,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여당이 내고 여당이 무산시킨 제천 화재 참사 지원 조례에 이어 또다시 나온 '셀프 부결' 촌극. 결과를 두고 여당에선 후보자 추천 과정에 당내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뒷말이 무성합니다.

특히 특정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음에도 그대로 강행한 게 전체를 부결시키는 데 결정적이었다는 겁니다.

실제 부결 이후 후보자를 다시 정하는 여당 의원총회가 열렸는데, 박지헌 의원이 후보군에서 빠지자 기존 세 후보자들에 대한 반대가 나오지 않았고 이들은 그대로 재추천을 받았습니다.

야당 역시 후보자를 전원 여당에서만 선정해 애초부터 민주당 동의를 받긴 힘든 안이었다고 비판합니다.

충북도의회처럼 여당이 많은 충남도, 야당이 많은 세종도 1석은 상대 당에 배려했다는 겁니다.

◀ SYNC ▶ 이상정/충북도의원(더불어민주당/어제)
"충북도의회만 전체 다 국민의힘 의원으로 들어간다고 한다면 어쨌든 8명의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는 반영되기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충북도의회는 결국 민주당에도 1석을 배정하고 후보자는 각 정당이 정하는 걸로 방식을 바꿨습니다.

◀ SYNC ▶이양섭/충북도의장
"야당 몫 1석 드리고 국민의힘 3석 해서 의총을 열어서 잘 정리됐으니 큰 문제 없이 폐회 때는 무난히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은 광역 연합의원 선임안은 오는 18일 2차 본회의 때 재표결에 부쳐집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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