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충북

◀ 리포트 ▶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오락가락 날씨에 과일과 채소 작황이 좋지 않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가격이 많이 올라 '금수박'을 걱정하고 있는데, 농민들은 매출이 크게 떨어져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허지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재배 면적 1,000ha의 충북 최대 규모의 수박 생산단지입니다. 

수박 이파리가 곧게 서지 못하고 누웠습니다. 

긴 장마에 해를 보지 못한 날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 INT ▶박종우/수백 재배 농민 

"기후가 중요한 건데 날마다 흐리고 비 왔는데 이십일 넘게...이게 수분 끝나고 계속 비 왔으니까 좀 정상적인 게 아니죠."

이 때문에 수박 크기도 정상이 아닙니다. 

보통 6kg 이상부터 출하가 가능한 데 평년의 절반 크기도 되질 않습니다. 

◀ st-up ▶

지난달 초 정식한 수박입니다. 일주일 뒤면 수확해야 하는 데 출하할 수 있는 크기까지 자란 게 많지 않습니다. 

하우스 안에서 시간을 더 보내야 하는데 폭염을 더 버티다간 속이 부패되는 '피 수박'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우스 수박 주산지인 충남 논산 부여 일대가 폭우 피해를 입어 수박값 대란이 우려되고 있는데, 출하를 앞둔 농민은 작황이 너무 부진해 매출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금수박'이라는 표현이 와닿지 않는 이유입니다. 

◀ INT ▶강성균/음성 맹동농협수박공선출하회장

"2023년도에 저희 수박공선회에서 130억에서 150억 정도를 했는데 매출을 했는데 올해는 100억이 될까 말까 할 정도니까요. 농민들한테는 좀 안 좋은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온성으로 여름이면 가격이 오르는 상추 역시 이번 여름 유독 긴 장마와 폭염을 버티기가 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집중호우로 물을 먹은 건 그대로 녹아 버렸고, 피해를 입지 않은 정상적인 것은 습기 때문에 크기를 키우지 못해 수확량이 떨어집니다. 

이 시기 비싸도 6만 원 하던 경매가가 한때 4kg에 13만 원까지 폭등했는데, 일주일도 안 돼 반토막나는 등 널뛰기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소비가 줄고 결과적으로 1년 농사를 짓는 농민이 얻는 이익이 많지 않습니다. 

◀ INT ▶김현정/상추 재배 농민 

"한번 가격이 올라가면 그러니까 중도매인들이 가격을 떨어뜨리질 않아요. 떨어뜨리지 않으니까 소비자들은 계속 비싸니까 계속 안 드세요. 근데 농민은 가격이 떨어진 거예요."

정부가 과일과 채소 물가 안정에 나선 가운데, 농업 현장에선 이상 기후과 작황 부진에 따른 농민 피해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지희입니다.